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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 소년 vs 제국(2017)
내게는 중국인 친구가 있다. 상하이 출신으로 한국드라마가 좋아서, 지드래곤이 좋아서, 한국의 문화가 좋아서 한국으로 온 친구다.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비단 내 친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류팬의 유입은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덕분에 많은 외국인들이 한류의 본고장인 대한민국에 방문하고 있다. 최근엔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유입층은 아시아에서 유럽과 아메리카로 확장 중이다. 하지만 K-Pop과 K-Drama가 하루아침에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 기원은 대략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문화정책’이었다. 검열철폐와 창작의 자유 보장이 문화정책의 핵심이었다. 그 결과 90년대 말부터 영화와 드라마 ..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2017)
Manhunt: Unabomber
“The Industrial Revolution and its consequences have been a disaster for the human race.” 천재 수학자, 폭탄 테러리스트, 아웃사이더. 놀랍게도 이 단어들은 모두 같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바로 시어도어 카진스키(이하 테드)의 이야기다. ‘유나바머’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테드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에 걸쳐 미국 전역을 테러했다. 테드는 167이라는 높은 IQ로 16세의 나이에 하버드에 조기 입학했다. 이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사회와 동떨어진 채 숲속에 칩거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고, 17년 동안 FBI의 수사를 유린해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그런 그가 덜미를 잡힌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직접 언론사에 제보한 ‘산업사회..
Manhunt: Unabomber
Julian Barnes,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an Ending)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소설은 토니의 부정확한 기억(1부)과 불충분한 문서(2부)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자기기만 혹은 회고록)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제외하고 이 작품을 논하긴 힘들다. 기억에는 필연적으로 망각이 뒤따른다. 영화 한 편을 본다고 치자. 아무리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한들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들의 대사, 미장센, 카메라 숏 하나하나를 전부 기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우리는 인상 깊었던 몇 장면만을 뇌에서 편집해서 기억할 뿐이다. 즉,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건 무언가를 망각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소설의 주인공 토니 역시 과거에 자신이 베로니카에게 퍼부었던 악담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40년 만에 베로니카와 ..
Julian Barnes,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an Ending)
Thomas More, Utopia
1991년, 공산주의는 공식적으로 붕괴했다. 소련이 해체를 선언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있지만 순수한 공산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그렇다, 공산주의는 실패한 체제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알고있는 결과에 대해 말하는 건 쉬운 법이다. 토마스 모어는 에서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불평등’을 지적했다. 소수의 자본가들이 모든 자본과 권력을 독점하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승자독식 사회라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일시적으로 이상적인 사회상으로 부흥했었다. 그리고 이 열기에 힘입어 1917년에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이자 노동자와 농민의 정부를 목표로 한 혁명이었다. 하지만 스탈린이 정권을..
Thomas More, Utopia
감독 박찬욱, 좀 더 깊이 책을 이야기하다
박찬욱 감독과의 대담, 더 깊은 책 이야기 혹은 '이야기들에 관한 이야기' 알라딘 SF와 장르문학 매니아로 유명하신데요. 박찬욱 특별히 가리지는 않아요. 인문사회 쪽이나 과학쪽 책들도 읽는 편입니다. 문학을 좋아하긴 하죠. 알라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보니까 커트 보네거트 책들이 많아서 반가웠습니다(두 MD는 모두 커트 보네거트 광팬임). 혹시 보네거트의 작품 중에서 이게 최고다라고 추천해주실만한 작품이 있을까요? 박찬욱 (10여초를 고민) 음... 그 분이 편차가 별로 없이 퀄리티가 좋은 분이라서 고르기가 상당히 힘든데, 하나를 고르라면 을 꼽겠어요. 물론 작품 자체도 유명하고 좋지만, 제가 처음으로 읽은 보네거트의 소설이라서 의미가 각별해요. 알라딘 그 외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딱 다섯 권 정도만..
감독 박찬욱, 좀 더 깊이 책을 이야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