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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세포가 죽어도 너무 죽어서 짝사랑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빌었었는데 최근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나는 남자를 볼 때 외모를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이 보는데 지금까지 내가 좋아했었던 남자들에 비하면 이 사람은 솔직히 얼굴이랑 피지컬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도 12한남콘까진 아니고 키도 평균 이상임) 본인의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게 느껴지고 타고난 재능도 출중한데 끊임 없이 본인의 발전을 추구하는 노력파라는 점이 좋다. 그리고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멋있고 섹시하게 다가오고 또 한편으론 내게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나랑 관심사도 비슷하고 유머러스하고 밝고 무엇보다도 사랑 듬뿍 받고 자란 티가 나서 아무래도 이런 점들에 끌리는 것 같다. 하루종일 생각나고 계속 보고싶은 게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거 같다. 하지만 이뤄질 리 없겠지...왜냐하면 그는...아이돌이니까...아아...어째서 당신은 아이돌인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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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심각한 현타가 온다. 이게 진정 성인 여성의 대화가 맞나? 싶을 때가 많아서.. 매일 일 외에 대화하는 거라곤 남자 얘기, 섹스 얘기, 연예인 얘기 뿐. 어리지도 않다. 다들 20대 중반~30대 초반이고 심지어 나이도 내가 제일 어리다. 가끔씩 이 사람들 인생엔 남자 말고 다른 비전이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심지어 그것도 같은 여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놀라울 때가 많다. 이 사람들이 주로 어떤 얘기를 하냐면 여자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인생핀다, 이런 얘기들을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이것도 비혼주의자인 내가 듣기에는 충분히 거북할만한 말들인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가 비혼주의자라고 밝히니까 지금은 어려서 그런 거고 서른 되면 다 (시집) 갈 거라는 이야길 하면서 결혼의 장점이랍시고 친구들은 다 일찍 결혼하고 애 낳아서 다 키웠을 때 너는 이제 막 육아 시작해야한단 말을 면전에서 한다. 일 끝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질 인간들이기에 굳이 논쟁하진 않는다. 내가 말해봤자 알아들을 인간들 같지도 않고, 그리고 그냥..기분도 안 나쁘고 오히려 측은한 마음이 든다. 이 사람들의 주변 풀도 뻔하고 앞으로의 미래도 뻔할 거 같아서. 이런 말 하기 좀 그런데.. 단기로 맡은 일이라는 게 천만다행일 정도로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서 게을리 살지 말아야겠다. 내 격을 높여서 괜찮은 수준의 사람들과 어울리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