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이미 관람한 작품을 다시 감상하는 데에 집중했다. 어떤 작품들은 처음보다 별로이기도 했고, 어떤 작품들은 세월의 더께가 쌓인만큼 더욱 견고해지기도 했다. 어쨌든 대부분의 작품들이 처음 감상했을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영화는 그대로인데 처음과 감상이 달라진 이유는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본 영화를 다시 감상하는 게 꽤나 사유적인 행위처럼 다가온다. 웬만해선 한 번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일이 좀체 없었는데 올해는 좀 많이 보게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곁에 두고두고 감상하면서 같이 나이를 들어갈 영화가 생긴다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
American Horror Story Season 8
Apocalypse
여러모로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일까. 생각보다는 실망스러웠다. 아니, 기대를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이렇게 촌스러운 플래시백이라니, 라고 시즌 내내 생각했지만 사실 아호스는 플래시백을 남발하지 않은 시즌이 없었다. 이번 시즌에서 유독 플래시백이 두드러지고 촌스러웠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 게 결과만을 위한 장치로서 사용됐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전 시즌까지는 결과를 위한 장치로 사용되되 결과에서 끝나지 않고, 결과는 또 다시 최종적인 결말로 가기 위한 추진력으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아포칼립스는 오로지 결과 하나만을 보고 달린다. 그 결과, 이전 시즌들에 비해 플롯은 설명적이고 빈약해졌다. 그런데도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던 게 빈약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세계관 크로스오버 하나만으로도 볼만한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호스가 지금껏 쌓아온 견고하고 강력한 세계관의 힘을 여실히 실감할 수 있었던 시즌이다. 비록 형편 없을지라도 말이다.
간신히 독서에 다시 추진력이 붙나 싶었는데 크레마 사운드 고장난 거 실화냐...똑같은 이유로 1년만에 다시 고장이 나버렸다...하..........수리하면 6만원 나올 텐데 저번에 수리했던 것까지 합하면 총 12만원이다. 기기를 9만원 주고 샀는데... 이북리더기를 아예 알기 전이면 모를까, 한 번 입문한 이상 없이는 못살아서 이북리더기가 있기는 있어야 하는데 고쳐야 할 지, 새로 사야할 지 망설여진다. 현재는 새로 사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데 새로 산다면 또 다시 사운드를 살 것인지, 그랑데를 살 것인지도 고민이다. 사운드와 그랑데 둘 다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기기들이라 여간 갈등이 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물건 좀 '잘' 만들면 내가 이럴 일이 없잖아 이 새끼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