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vs + 3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기준도 없이 아무나 함부로 처벌하면 되겠어요?" 한 남자가 재판장 앞에 서있다. 그의 죄목은 존속살해죄. 방청객과 배심원, 심지어 법조인들까지 모두가 천인공노하며 유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오직 8번 배심원만이 의문을 제기한다. “손가락이 없는데 망치를 잡을 수 있나요?” 외로운 싸움처럼 보였던 재판은 점차 8번 배심원의 주장 쪽으로 여론이 기울기 시작한다. 은 살인사건을 두고 12명의 배심원들이 격렬한 토론을 통해 의견을 합의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고전명작 을 노골적으로 오마주 하고 있다. 은 사건보다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은 사건자체로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극빈층이었던 피고인은 기초수급생활자 신청을 위해 노모와 함께 주민센터로 ..
이번 포스팅은 영화 리뷰가 아니다. 이 기사에 누군가 불만을 제기한 걸 보고 쓰는 글이다. 그 사람 주장은 그런 발언을 하면서 (임수정 당신은) 왜 이번 영화에선 엄마로 등장하냐, 언행불일치 아니냐, 라는 것인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사람들이 '엄마'라는 캐릭터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엄마의 모습이 헌신과 모성애로 점철된, 즉 인간으로서의 욕망이 거세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 캐릭터가 사라져야 할까? 내 생각은 그 반대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엄마들이 등장해야한다. 가족에게 헌신하는 엄마가 아니라 사람들의 예상에서 훨씬 벗어난 엄마들 말이다. 이번 년도 할리우드 개봉작들 중엔 유독 그런 엄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의 엄마..
현재 극장가에는 두 편의 공포영화가 상영 중이다. 바로 과 . 전자는 공포 영화로써 이례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후자는 개봉 전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필자는 같은 날 그 두 편을 연속으로 관람했다. 재미있는 건 이 두 영화들이 지향하는 점이 확연히 대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두 편의 공포 영화를 비교하려고 한다. 우선 표현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은 명성과는 달리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장면은 의외로 몇 번 나오지 않는다. 대신 관객들이 예상한 지점에서 한 템포 늦추는 방식으로 전개하면서 순간적인 공포보다는 긴 시간 동안 압박해오는 공포를 선사한다. 반면에 는 설정이 설정인 만큼 사운드(침묵)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극대화 시킨다. 사운드 사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효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