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 1
처음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이었다. 9살의 나는 스크린을 가득 채운 호그와트 속 세상을 넋 놓고 바라봤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해 엄마 손에 억지로 끌려 나왔던 순간까지도 전부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충격과 재미가 있고 없고 따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 꺼진 극장에 한데 모여 오로지 영화만을 위해 2시간 동안 숨죽이고 그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 소설이나 TV에선 느낄 수 없는 체험적 세계, 영화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한 강렬한 어떤 것이었다. 나는 그 전율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그 이후로 나는 천 편도 더 넘는 영화를 관람했다. 때때로 영화는 가장 힘든 순간 유일한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고, 둘도 없는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