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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난해하다는 건 정말 인정 못 하겠다
는 인터넷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10점 만점의 평점으로 보자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10점 관객과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0점 관객이 거대한 전쟁을 벌였다. 그 사이 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소식을 전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 자신은 애초의 예고대로 일체의 매체 인터뷰를 거절하며 속시원한 얘기를 들려주지 않았다. 그러다 칸영화제로 떠나기 전날이자 가 180만 관객을 돌파한 5월12일 극적으로 단독 인터뷰가 성사됐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사이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대해, 박찬욱 감독으로서도 날이 밝은 줄 모르고 자다가 등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번쩍 눈을 뜨던 영화 속 뱀파이어 상현(송강호) 같은 기분이지 않았을까. 칸에서 입을 턱시도 등 의상문제로 파주에서 서울로 와야 ..
<박쥐>가 난해하다는 건 정말 인정 못 하겠다
고현정의 쪽
유통기한을 넘어 숨쉬기 “날 울렸어요.” 고현정은 좋은 음악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인사를 그렇게 했다. “죄송합니다.” 타블로는 귀기울여주어 감사하다는 답례를 그렇게 했다. 옆자리에서 못내 신나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는 훤칠한 청년은 배우 조인성이다. 참으로 그악스러웠던, 학벌을 겨냥한 시비를 치르고 이해할 만한 침묵의 시간 끝에 지난해 10월 발표된 타블로의 첫 솔로 앨범 ≪열꽃≫을 고현정에게 들려준 장본인이 조인성이었다. 왜 우리 모두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친구와 이슥하도록 수다를 떨다가 “참, 너 이 노래 한번 들어볼래?” 하며 이어폰을 건네, 요즘 하루에도 열번 넘게 돌려 듣는 음악을 전도해야 직성이 풀리는 날. 친구가 탄성을 지르며 공감을 표할 때의 조촐하지만 짜릿한 행복의 기운...
고현정의 쪽
Leonardo DiCaprio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오의 필모 정리하기(개봉순) 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 레오가 지적장애아로 등장하는데 나는 이 작품이 디카프리오의 인생 연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레오가 누구인지 몰랐다면 진짜로 지적장애를 가졌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 연기력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 당시에 이 작품으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도 올랐었다. 개인적으로 레버넌트보다 길버트 그레이프로 오스카 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가 한국나이로 19살 땐데 아시안 기준에서도 되게 어려보인다ㅋㅋㅋ 철부지 없는 막내 동생역이라서 굉장히 귀엽게 나온다. 레오는 엄청 귀여운데 영화는 다소 우울한 내용. 조니뎁의 젊은 시절도 볼 수 있다. Total Eclipse (1995) 레오 리즈시절의 지분율을 최..
Leonardo DiCaprio
어느 낯선 영화광으로부터 보내온 편지, 또는 영화를 다시 생각하며
이것은 영화평론가로서 고백하는 편지가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수줍은 얼굴로, 여전히 비밀을 갖고 있고 싶으면서도, 영화를 사랑하는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는 편지이다. 그러나 고백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언제나 이런 고백이 자기도 모르게 스노비즘으로 빠지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그래서 이 고백은 혹시나 같은 시행착오에 빠질지도 모르는 '미지'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격려이며, 서둘러 고백하여, 만일 피할수만 있다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길 기대하는 작은 희망에서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영화평론가란 그 자체로 취미이어야지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반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평은 일종의 게임이다. 그건 영화에 관해서 제..
어느 낯선 영화광으로부터 보내온 편지, 또는 영화를 다시 생각하며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영화에 관한 글을 써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열어보니 그 주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법’이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영화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인간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돈 주앙 같은 호색남녀들이다. 그들은 영화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연애를 한다. 나는 단 한 편의 영화를 껴안고 평생을 사랑하는 영화광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오늘은 존 포드와, 내일은 오즈와, 그 다음 주에는 고다르와, 그 다음 달에는 프리츠 랑과, 그 다음 해에는 장 르누와르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바람을 피우고 또 피운다. 물론 그 명단은 사람마다 다르다. 당연하지! 그리고 그 명단을 갖고 그 사람의 영화적 취향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 모든 연..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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